[새책] 식물의 죽살이-식물을 이해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식물생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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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식물의 죽살이-식물을 이해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식물생리학
  • 김동수 기자
  • 승인 2019.0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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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의 죽살이>(지성사 펴냄).

[뉴스피크] 식물 없이 인류는 생존할 수 없다. 식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물로 동물과 함께 생태계를 구성한다. 요즘 산림교육전문가를 의미하는 숲해설가라는 직업이 가정주부나 은퇴자들 사이에 주목받고 있다.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숲해설가로서 활동 중이거나 활동하고 싶은 사람들, 또 식물에 큰 관심 있는 사람들은 갑갑하다. 식물에 관해 알기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정보가 담긴 책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 출간한 책이 바로 <식물의 죽살이>(지성사 펴냄)이다. 식물의 생리, 발생, 구조에 관한 알찬 정도가 담긴 교양 식물생리학 필독서가 이제야 나온 것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식물은 동물과 달리 움직이지 못하는 고착생물체다. 그렇기에 환경에 대처하는 방법이 매우 정교하게 진화돼 왔다. 가만히 있는 것 같아도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분투하며 살고 있다. 이 책은 식물이 보여주는 놀라운 ‘식물의 생존법’을 식물생리학의 주요 내용, 곧 식물세포에서 물질 수송, 광합성, 무기 영양, 방어 메커니즘, 성장과 발생, 각종 식물호르몬의 작용 등을 통해 균형 있게 소개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연 속에서 풀과 나무를 보며 생각해 봤을 것이다. 물은 어떻게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는지, 줄기와 뿌리는 왜 반대로 굽어서 자라는지, 꽃은 왜 특정한 시기에만 피는지, 식물은 시간이 흐르는 것을 알고 있는지, 낙엽은 왜 생기는지···.

또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다가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싱싱하게 보이지 않는지, 잎이 지나치게 노랗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꽃을 왜 피우지 못하는지 그 까닭을 궁금해하곤 한다.

<식물의 죽살이>는 식물이 ‘죽고 사는 이야기’를 통해 이 같은 호기심과 의문점을 풀어준다. 식물의 생리적 현상과 기능을 연구하는 식물생리학은 최근 급격하게 진보하고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식물의 지능과 커뮤니케이션, 감각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이 쏟아진다.

식물은 동물과 같은 뇌는 없지만 세포 하나하나가 마치 뇌처럼 활동을 해서 어느 쪽이 생존에 유리한지를 판단하고 대응한다. 또 동물이 만들지 않는 화학물질을 만들어 주어진 환경에서 끊임없이 경쟁하고 소통한다. 경쟁하는 식물을 괴롭히는 물질로 영역과 양분을 얻기도 하지만, 초식동물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때 동료 식물에 경고작용을 하는 물질을 만들어 위험을 알리기도 한다.

잎의 감촉성 반응을 통해 단순히 먼지가 감각모를 건드리는 것과 먹잇감이 움직이는 것을 식별하는 식물도 있다. 종 보존을 위해 과감하게 적과 공생 관계를 맺기도 하며, 감염으로 식물체 전체가 위기에 빠졌을 때는 감염 부위의 주변 세포들이 ‘자살’을 택함으로써 생을 지속시킨다. 이렇게 다양하고 극적인 식물의 생존 전략에서 배울 수 있는 지혜는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저자인 이유 박사(미국 텍사스 주립대학 식물분자생리학)는 미국의 파이어니어 하이브레드사 연구원, 버클리 주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연세대와 한양대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현재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에서 식물 관련 강의를 하면서 대중과학서를 번역해 소개하고 있다. 주요 번역서로 <세포에서 문명까지>, <쌍둥인데 왜 다르지?> 등이다.

이 책은 대학에서 수십 년간 학생들을 가르쳐온 식물학자인 저자가 숲해설가에서 교사, 학생, 일반 독자에 이르기까지 식물을 더 깊이 알고 싶은 사람들이 두루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한 결실이다.

식물의 생존 원리를 과학적이지만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전 장에 걸쳐 저자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를 포함해 실험 과정과 결과를 담은 사진도 풍부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식물이 사는 법을 이해하는 영행에 좋은 길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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