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이전 아닌 폐쇄! 수원군공항 문 닫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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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이전 아닌 폐쇄! 수원군공항 문 닫아라!”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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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수원시민 20여명 ‘평화의 길, 매향리에서 찾다’라는 주제로 평화기행
▲ 지난 6일(화) 수원시민 20여명이 ‘평화의 길, 매향리에서 찾다’라는 주제의 평화기행을 국방부가 수원군공항(수원전투비행장,수원공군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로 발표한 화성시 매향리, 화성호 일대로 다녀왔다. 전만규 씨가 매향리미군폭격장 폐쇄 운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 뉴스피크

[뉴스피크] 지난 6일(화) 수원시민 20여명이 ‘평화의 길, 매향리에서 찾다’라는 주제의 평화기행을 국방부가 수원군공항(수원전투비행장,수원공군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로 발표한 화성시 매향리, 화성호 일대로 다녀왔다. (가칭)‘수원군공항 폐쇄를 위한 생명·평화회의’와 수원여성회가 준비한 이날 평화기행에는 수원여성회 전경숙 상임대표, 다산인권센터 랄라 활동가, 수원환경운동연합 이인신 간사등도 함께 참여했다.

이번 평화기행은 국방부가 수원군공항 이전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성시 화홍지구(화성호, 매향리 옆)를 선정한 상황에서 또 다른 피해지역이 생기는 이전이 아니라 참된 평화의 길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평화기행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9시 수원시 팔달구 소재 화성행궁 앞에서 출발해 1919년 3.1운동 당시 일본제국주의의 잔악한 학살이 자행됐던 제암리기념관을 관람하고, 낮 12시께 우정읍 매향리에 도착해 조형물 관람, 매향교회 전시장 관람, 구 미군통제소 돌아보기, ‘평화야 와라-소원글쓰기’, 화성호 철새관찰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평화기행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는 화성환경운동연합 김혜정 교육팀장이 맡았다. 김혜정 교육팀장은 옛 매향리주민대책위 옆 ‘매향리평화마을 쉼터’, 미공군의 오폭으로 지붕이 파손돼 새 예배당 건립 이후 방치됐던 옛 매향교회 전시장 등을 안내하며 풍부한 사례와 알기 쉬운 표현으로 매향리에 얽힌 아픈 사연들을 소개했다.

▲ 지난 6일(화) 수원시민 20여명이 ‘평화의 길, 매향리에서 찾다’라는 주제의 평화기행을 국방부가 수원군공항(수원전투비행장,수원공군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로 발표한 화성시 매향리, 화성호 일대로 다녀왔다. 김혜정 화성환경운동연합 교육팀장이 미공군의 오폭으로 지붕이 파손돼 새 예배당 건립 이후 방치됐던 옛 매향교회 전시장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뉴스피크
특히 매향리미공군사격장(쿠니사격장) 폐쇄운동에 앞장섰고, 현재 매향리평화마을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만규 씨가 직접 미군전투기 폭격훈련과 기관총 사격훈련이 자행됐던 평화생태공원 조성 예정지(옛 미공군 육상사격장 일대)를 안내하며, 생생하게 치열했던 투쟁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끼나와에서도 미공군 전투기가 날아와 폭격 연습을 했습니다. 오폭사고가 일어나 폭탄이 민가에 떨어져 인명피해가 나기도 했죠. 백골단과 전경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폭력에 저항하며 사격장 폐쇄 운동을 했습니다. 주민들이 사격장을 점거했을 땐 완전무장한 미군이 총을 들이밀며 위협하기도 했어요.”

전만규 씨에 따르면, 매향리는 1955년부터 미 공군 폭격장(쿠니사격장)이 폐쇄된 2005년까지 1년에 250일, 하루 평균 600회에서 많게는 700회 이상의 폭격·사격훈련이 이어졌다. 사철 푸른 소나무가 울창했다던 농섬은 그 무지막지한 폭격으로 무너져 민둥성이처럼 변했고, 섬 크기도 3분의 1로 줄었다.

매화 향기가 아니라 폭탄 화약 냄새만 자욱했고, 극심한 소음과 환경피해를 입었던 매향리는 주민들의 기나긴 투쟁과 노력으로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조성 등 평화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던 중 수원군공항 이전예비후보지라는 시련을 맞게 됐다.

전만규 씨는 “여러분이 보신 것처럼 매향리는 평화가 안착돼 가고 있다. 반드시 매향리를 평화의 땅으로 가꾸고 지켜내겠다”고 다짐하면서 “언제든지 다시 평화의 땅 매향리를 찾아 달라”고 밝혔다.

▲ 지난 6일(화) 수원시민 20여명이 ‘평화의 길, 매향리에서 찾다’라는 주제의 평화기행을 국방부가 수원군공항(수원전투비행장,수원공군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로 발표한 화성시 매향리, 화성호 일대로 다녀왔다.  기행에 참가자가 옛 매향리주민대책위 사무실에서 진행한 ‘평화야 와라-소원글쓰기’를 하고 있다. ⓒ 뉴스피크
▲ 지난 6일(화) 수원시민 20여명이 ‘평화의 길, 매향리에서 찾다’라는 주제의 평화기행을 국방부가 수원군공항(수원전투비행장,수원공군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로 발표한 화성시 매향리, 화성호 일대로 다녀왔다. 기행 참가자를 대표해 전경숙 수원여성회 상임대표가 ‘평화야 와라-소원글쓰기’를 진행한 현수막을 전만규 씨에게 전달하고 있다. ⓒ 뉴스피크
기행 참가자들은 옛 매향리주민대책위 사무실에서 진행한 ‘평화야 와라-소원글쓰기’를 통해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또 다시 빼앗아서는 안 됩니다. 생명·평화의 땅을 위해 비행장 이전이 아닌 폐쇄를!”, “군공항 폐쇄, 매향리를 생명과 평화의 땅으로 지켜내자!”, “이전이 아닌 폐쇄를, 수원군공항 문 닫아라!”,  “매향리가 또 다시 아픔을 겪지 않기를, 전정한 평화의 마을로 남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는 염원을 적은 현수막을 전만규씨에게 전달했다.

이어 진행된 화성호 철새관찰 때는 화성환경운동연합 정한철 사무국장도 함께 참여해 ‘노랑부리백로’(천연기념물 361호)를 비롯한 멸종위기종 철새들을 망원경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왔다. 평화기행 참가자들은 책이나 TV에서나 봤던 철새를 직접 관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원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인 화성호의 생태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이날 기행에 참여한 한 시민은 “수원시민, 화성시민이 함께 살 수 있는 방법, 평화의 길을 매향리 미군사격장 폐쇄를 이뤄낸 역사적 현장에서 찾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면서 “모두의 평화와 상생을 찾기 위한 해법은 수원군공항 이전이 아닌 폐쇄”라고 말했다.

한편, ‘수원군공항’ 폐쇄를 위한 생명과 평화행동에 동의하는 모든 종교, 시민사회단체, 개인을 포괄해 꾸려질 ‘수원군공항 폐쇄를 위한 생명·평화회의’는 오는 6월 26일께 공식 출범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수원군공항 폐쇄를 위한 생명·평화회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방향이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국정과제 채택을 위한 공식입장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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