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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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여
  • 정수자 시인
  • 승인 20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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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수자 시인
▲ 정수자 시인이 5월 3일 오전 수원시청 앞 수원올림픽공원 내 ‘수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수원평화나비 주최로 열린 <수원평화비 제막 3주년 기념식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1차 수원 수요문화제>에 참석해 시 ‘평화의 소녀여’를 낭독하고 있다. ⓒ 뉴스피크

[뉴스피크] 이 시는 정수자 시인이 지난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독일 레겐스부르크 비젠트 소재 ‘네팔 히말라야 파비용(Nepal-Himalaya-Pavillon)’ 공원에서 열린 ‘독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한 뒤 쓴 것이다. 유럽에 최초로 세워진 ‘독일 평화의 소녀상’은 수원시민들의 성금으로 마련됐다.

정수자 시인은 5월 3일 오전 수원시청 앞 수원올림픽공원 내 ‘수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수원평화나비 주최로 열린 <수원평화비 제막 3주년 기념식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1차 수원 수요문화제>에 참석해 이 시를 낭독했다.

평화의 소녀여

소녀여 소녀여 평화의 소녀여

더 이상 치욕으로 혼자 떨지 않기를

더 이상 혼자 아프고 외롭고 슬프지 않기를

머나먼 독일의 고도 레겐스부르크에

유럽 첫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고 와

다시 손 모아 숙이노니 빌고 또 비노니

슬픈 소녀들의 위무를 넘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만방에 꽃 피울 크나큰 평화를 꿈꾸노니

그리운 엄마라도 부르는 듯

가녀린 두 손 파르르 쥐고 앉아

맨발로 바르르 제 안을 응시하는 소녀여

아직도 전쟁과 억압과 유린의 그늘에 처한 여성들도

함께 나와 손잡고 마음껏 노래할 수 있기를

아침을 여는 새들처럼 저의 꽃날 노래할 수 있기를

하여 멀기만 한 평화가 이 땅에서부터 퍼져가기를

새로 솟는 저 잎새들처럼 초록초록 빛나기를

오늘 다시 뜨겁게 손잡고 부르노니 오라 평화여

참하디참한 한국의 딸 수원의 딸 순이

영원한 우리 평화의 소녀여

 

* 정수자 시인은 1957년 용인 광교산그늘에서 자라 수원에 와 글쟁이로 사는 중이다. 1984년 세종숭모제전 전국시조백일장 장원으로 등단한 후 <비의 후문> 외 네 권의 시집과 <한국현대시인론> 등 십여 권의 공저를 냈다. 중앙시조대상, 현대불교문학상, 이영도시조문학상, 한국시조대상 등에 빚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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