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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전투비행장, 화성시 이전 아닌 폐쇄 필요”[인터뷰] 전만규 전 매향리주민대책위원장의 수원군공항 이전 ‘해법’
이민우 기자  |  news@newspea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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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7  22: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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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전만규 공동상임대책위원장은 “수원공군비행장은 화성시로 이전하는 게 아니라 폐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뉴스피크

[뉴스피크] “수원공군비행장은 화성시로 이전하는 게 아니라 폐쇄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화성으로 이전하는 비용이면, 다른 지역 군공항에 최신 전투기와 장비를 분산 배치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거든요. 국방력 강화 측면에서도 더 효율적이고,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연 생태계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국방부가 수원군공항(수원전투비행장, 수원공군비행장) 이전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선정한 것에 항의해 꾸려진 ‘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화성시민대책위) 전만규 공동상임대책위원장이 지난 25일 한 말이다.

전만규 위원장은 지난 2005년 반세기 넘게 운용된 매향리 미공군 사격장(쿠니사격장)을 폐쇄라는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당시 그의 직책은 ‘매향리 미공군 국제폭격장 철폐를 위한 주민대책위원회’(매향리주민대책위) 위원장이었다.

수원공군비행장 이전 예비이전후보지 선정이라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있기 전까지 그는 ‘매향리 평화마을 추진위원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미군 전투기들의 폭격과 기관총 사격 연습장으로 유린됐던 매향리를 평화와 생명의 상징으로 가꾸는 일이다.

   
▲ 미공군 폭격장으로 쓰인 농섬과 인근 갯벌에서 수거한 폭탄 껍질 더미 옆에 자리한 옛 ‘매향리 주민대책위’ 사무실. ⓒ 뉴스피크
   
▲ 한 옛 ‘매향리 주민대책위’ 사무실 밖 한쪽 벽에 매화그림과 함께 “평화가 있는 마을 매향리”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과연 매향리에 평화가 오는 날은 언제일까. ⓒ 뉴스피크

‘매향리 역사기념관, 종합복지관 건립 예정지’ 팻말이 있는 폭격장 폭탄 더미 옆에 자리한 옛 ‘매향리 주민대책위’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사실 화성시민대책위를 꾸리고 직책을 맡아 달라는 제안에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매향리 폭격장 문제에 너무 시달렸거든요. 남 앞에 나서는 것도 싫고요. 그런데 수원공군비행장 이전 사건이 터진 거예요. 그저 평화마을 만들기와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조성사업을 제대로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하지만 내가 힘들다고 외면할 순 없잖아요. 투쟁 때문에 인생이 망가지긴 했지만, 평화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은 큰데 또 일이 생긴 거죠.”

그는 “전투기 소음은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심장병, 고혈압 발병을 높게 만들고, 지속적인 소음 피해는 보이지 않는 흉기로 고문하는 것처럼 사람을 황폐화시킨다”며 “우울증과 정신장애를 일으켜 자살 발생도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군 폭격장 소음이 가장 심했던 매향1리는 170가구 남짓한 마을인데 1960년대 이후 집계된 자살자 수가 35명이나 된다. 이러한 수치는 우리나라 평균 자살률보다 7배가량 높은 것이다.

그의 아버지도 미군 전투기 폭격 소음 속에 반평생 살고 198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도 자살을 시도했으나 미수로 그쳤다. 아직도 흉터는 뚜렷하게 남아 있다. 겉으론 담담한 것 같았지만 자신의 아픈 가정사를 이야기 하던 그의 입에서 “휴우~”하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 전만규 위원장이 화성시 매향리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장소. 옛 매향리 주민대책위 사무실 안에 마련돼 있다. ⓒ 뉴스피크

그는 “예전에 외지 살던 사람이 이쪽으로 시집와 임신하면 아이를 유산하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저는 수원시민들과 병점지역 화성시민들이 수원공군비행장 때문에 겪는 그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고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문제를 수원시민과 화성시민이 감정을 가지고 다툴 게 아니라, 더 좋은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누군가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시민들이 직접 만나 대토론을 통해 지혜를 모아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주민 선거로 뽑힌 정치인들에 대해 따끔한 지적도 이어졌다. 그는 “시민 투표로 선출된 화성시장,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들이 제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며 “시민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설득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생업에 종사해야 할 주민들이 가정도 팽개쳐야 할 정도로 중대한 일을 맡은 꼴이거든요. 화성시 역사상 이처럼 엄중한 사태가 어디 있었습니까. 선출된 사람들이 앞장서야죠. 그래야 조직적으로 일이 굴러가는 겁니다. 책임 지지 못할 거면 물러나거나 그 직으로 받는 혜택을 대책위 관계자에게 나눠주고, 행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합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친 뒤 “4월 8일(토) 오전 10시에 매화나무 심기 행사를 여는데, 시간되면 가족들과 함께 오라”고 초대했다. 화성시 매향리가 ‘평화와 생명의 땅’이 되길 날마다 기도한다는 그의 간절한 소망이 ‘결실’을 맺게 될 날은 과연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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