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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부쳐
수산스님  |  news@newspea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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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0  18: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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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산스님 - 독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 한국(수원) 추진위원회 상임공동대표

[뉴스피크] 역사적으로 인류는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적이 거의 없으며, 슬프게도 우리 모두의 가족 가운데 누군가는 그 잔혹했던 전쟁과 연관이 되어 있다.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에서 남겨진 잔해와 상처들은 피로 물든 역사를 되돌아보고, 우리가 똑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수 백 년이 흘러도 전쟁의 상처는 아물지언정 지워지지 않는다.

격동의 시절을 겪어 온 우리 베이비붐 세대이지만 직접적인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나마 행운이라 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베트남과 광주의 끔찍했던 모습들이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그런데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전쟁의 한 가운데로 내몰려 치욕의 고통을 겪어야만 했던 일본군 성노예 소녀들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쓰라린 상처로 남아있다. 단지 나라 잃은 이 땅의 나약한 소녀였다는 이유만으로 영문도 모르고 끌려가 당했던 그 분들의 아픔을 어찌 짐작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쓰라린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 드리는 것은 국가와 우리 후손들의 의무다.

2014년 5월 수원시민들은 시청 앞 공원에 역사를 잊지 말고 다시는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순수한 시민모금운동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다. 같은 바람으로 독일의 수원시 자매결연 도시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고자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일본의 집요한 방해공작과 한국 정부의 무관심으로 무산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수원시의 100여개 시민단체들은 그에 굴하지 않고 독일 교민과 현지인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함께 마음을 모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재추친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유럽에서 최초로 수원시민들과 독일 교민 및 현지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한 때 제국의 도시로서 역사와 진보를 아우르는 독일 남동부의 유서 깊은 레겐스부르크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게 되었다.

소녀상 제막식을 기다리면서 지난번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 많은 사람들이 가슴 졸였는데, 무엇보다 현지에서 애쓰신 분들의 노고는 아무리 감사를 드려도 부족하기만 하다. 현지에서 뿐만 아니라 독일 방문단도 제막식 당일이 되어서야 목적지를 알 수 있었듯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며 진행되었던 것은 아마 두고두고 회자될 에피소드가 될 것 같다.

제막식을 마치고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일본 언론과 일본인들이 전화와 메일로 소녀상을 모신 공원의 이사장을 협박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치솟는 분노를 다스려야만 했다. 그러나 소녀상을 멀리 유럽에 세우려 했던 것이 단지 일본에 대한 응징 때문이 아니었기에 그 어떤 저들의 트집과 궤변에도 물러섬이 없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의 어느 곳에서는 야만과 폭력으로 고통 받는 많은 여성들이 신음하고 있다. 소녀상의 상징은 단지 침략국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잔혹한 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구상 모든 여성들의 평화와 행복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할머니의 바람대로 이제 다시는 험한 세상에서 고통 받는 희생자가 없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글 : 수산스님 - 독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 한국(수원) 추진위원회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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