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평화의 소녀상, 순이를 반드시 지켜내겠다”
상태바
“독일 평화의 소녀상, 순이를 반드시 지켜내겠다”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7.0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헤리베르트 비르트 ‘네팔 히말라야 공원’ 공동이사장
▲ 지난 8일 유럽 최초로 독일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된 장소인 ‘네팔 히말라야 파비용’을 세운 헤리베르트 비르트 세계물재단 이사장(‘네팔 히말라야 공원’ 공동이사장). ⓒ 뉴스피크

[뉴스피크] “첫 번째에 의미를 두진 않지만, 독일의 지형을 봤을 때 이 공원만큼 품위 있고, 철학적으로 평화의 소녀상과 맞아 떨어지는 자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계 평화를 추구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8일 유럽 최초로 독일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된 장소인 ‘네팔 히말라야 파비용’을 세운 헤리베르트 비르트 세계물재단 이사장(네팔 히말라야 공원 공동이사장)의 말이다.

이날 오전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전 기자와 만난 헤리베르트 비르트 이사장은 소녀상 이름을 ‘순이’라고 불러 친근감을 표현했으며, “멋진 순이를 우리에게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순이’는 한국의 옛 소녀들의 전형적인 이름 중 하나인데, 법우 슈탑나우 교무(원불교 레겐스부르크교당 독일인 교무)의 정토(부인)인 이혜경씨가 제안해 채택됐다.

특히 헤리베르트 비르트 이사장 ‘평화의 소녀상 건립하고 나면 소녀상을 없애라는 일본 정부와 극우 세력의 강한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질문에 “나는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자유시민이다. 그 어느 누구로 나를 압박할 수 없다. 그 어떤 세력도 나를 짓누를 순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비르트 이사장은 “이 공원은 2000년 하노버에서 열렸던 세계 엑스포 때 네팔 사람들이 지은 건물이다. 힌두교와 불교를 연결시킨 똘레랑스(관용)가 마음에 들었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이 공원을 만들었다. 다른 사람을 이해 못하는 아집은 옳지 않다”며 “소녀상은 서로를 인정에 주고 함께 하는 이 공원의 평화 정신과 맞는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압력이 있더라도 소녀상을 지키겠다는 의미인가’라고 거듭 질문한자 “절대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떤 압박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아래는 헤리베르트 비르트 이사장과 한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헤리베르트 비르트 이사장의 첫 인상은 그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독일인 특유의 강인함이 보였으며, 맑은 눈에서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느껴졌다. 인터뷰는 이혜경씨의 통역으로 진행됐다.

-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네팔 히말라야 파비용 공원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열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 제막식과 관련해 인사말을 부탁드린다.

“존경하는 수원시민 여러분, 우리에게 큰 영광이다. 한국에서 먼 이곳까지 온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마련한 이 장소가 여러분들 보시기에도 품위 있고 멋진 장소이길 바란다. 아직은 꽃이 안 피어 멋있어 보이지 않지만, 5월부터 4천6백여종의 꽃이 만발하게 된다. 많은 꽃들이 피고, 소녀상이 잘 돋보일 수 있게 할 것이다. 소녀상은 많은 예쁜 꽃들로 둘러쌓일 것이다. 우리 공원이 소녀상을 상징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소녀상이 서 있는 공원 이름이 브릿지이다. 다리는 세계의 소통과 연결을 의미한다. 민족, 종교, 모든 사회를 연결시키는 다리다.”

- 유럽엔 최초로 독일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는 것이다. 어떤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첫 번째에 의미를 두진 않지만, 독일의 지형을 봤을 때 이 공원만큼 품위 있고, 철학적으로 평화의 소녀상과 맞아 떨어지는 자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세계 평화를 추구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아무나 지나다니면서 그냥 소녀상을 보는 게 아니라, 이 공원을 방문하는 사람은 평화와 인류애를 깊이 생각하는 분들이기에 더 의미 있게 (소녀상을) 볼 것으로 생각한다.”

▲ 지난 8일 오후 헤리베르트 비르트 세계물재단 이사장이 유럽 최초로 건립된 독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피크

- 평화의 소녀상 건립하고 나면 소녀상을 없애라는 일본 정부와 극우 세력의 강한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자유시민이다. 그 어느 누구도 나를 압박할 수 없다. 그 어떤 세력도 나를 짓누를 순 없다.
 
이 공원은 2000년 하노버에서 열렸던 세게 엑스포에서 네팔 사람들이 지은 건물이다. 힌두교와 불교를 연결시킨 똘레랑스(관용)가 마음에 들었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이 공원을 만들었다. 다른 사람을 이해 못하는 아집은 옳지 않다. 소녀상은 서로를 인정에 주고 함께 하는 이 공원의 평화 정신과 맞는다.”

- ‘그 어느 누구도 나를 압박할 수 없다’는 말은 일본의 압력이 있더라도 소녀상을 지켜내겠다는 의미인가?

“절대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떤 압박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내겠다.”

- 지난해 수원시가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함께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려 했으나 일본의 강한 반대로 무산됐고, 몇일 전에는 미국 애틀란타에 세우려던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측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러한 걸 어떻게 생각하나?

“잘못을 했으면, 그 것이 어느 나라이든 사과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이건 개인이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건 작은 것이다.”

- 이번에 소녀상 건립을 위해 현재 나이가 90세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안점순 할머니도 함께 방문했다. 할머니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느 나라에서든 다시는 전쟁에서 여성들을 성노에로 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남녀차별, 약한 자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여성으로서의 품위를 되찾아 주셔서 감사드린다. 소녀상을 볼 때 마다 안점순 할머니를 존경하는 마음을 잊지 않겠다.”

- 세계물재단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세계 가난한 나라, 물이 없는 나라에서 물 프로젝트를 후원한다. 물이 더러운 나라에 음료식, 식수를 제공할 수 있는 우물 파는 사업들을 실천한다. 예전에 세계 여려 나라를 다닐 때 물이 있는 나라는 굶지 않는 걸 봤다. 물이 얼마나 귀중한 줄 그때 알았다.

예를 들면, 네팔은 물이 많은 나라다. 그런데 산골짜기에 물이 흘러야 무슨 소용인가. 아이들이 물 길러 가서 저녁에 온다. 3천 미터 위로 물을 끌어 올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하는 일. 물 길러 가는 시간 대신 학교에 가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한다.”

- 이번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한국의 시민사회와 협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데?

“사랑하는 나의 미래의 친구들에게는 협력의 여지가 항상 열려 있다. 누구든 언제든지 오면 환영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