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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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민주주의
  • 수산스님(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승인 201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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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수산스님(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수산스님(6.15경기본부 홍보위원)
[뉴스피크] 영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브라이스(James Bryce, 1838~1922)가 그의 저서 『근대민주정치론』에서 “민주주의라는 말은 헤로도토스(Herodotus)시대 이래 국가의 지배 권력이 어떤 특수한 계급에 있지 않고 사회구성원 전체에게 합법적으로 부여된 정치형태를 말한다.”라고 정의한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인류의 정치적 체험과 희망에 의해 생겨난 정치원리 및 정치행태를 말하는 것으로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다. 정신적·정치적·사회적·개인적인 모든 분야에서 개개인의 인격을 존중하고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려고 하는 이념이 바로 민주주의인 것이다.

‘여러 사람의 지지를 받지 못하여 외롭게 된 사람’ 혹은 ‘무슨 일이나 혼자서 처리하여 나가는 사람’을 지칭하는 ‘독불장군’이란 말을 글자대로 새겨 보면 ‘혼자서는 장군이 아니다.’ 즉,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부하 없는 장군인 독불장군이 있을 수 없듯이, 국회의원도 공무원도 심지어 대통령도 국민이 없다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

『장아함경』의 「세기경」에서는 국가의 최고 통치자인 왕이 세상에 처음 출현하게 된 인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에 의하면 인간은 맨 처음에는 정신적인 존재로 음식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세월이 흘러 타락하게 됨에 따라 음식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손수 곡물을 재배해야만 했는데 그러다 보니 서로 다툼이 생겨나게 되었다. 다툼을 막기 위해 서로 모여 의논하기를 한 사람을 뽑아 그에게 질서유지의 권한을 주되 대신 그는 곡물을 손수 재배하지 않도록 서로 모아 보수를 주자고 결의하였다. 그 뽑힌 사람이 바로 왕이다.

이것은 국가권력의 근원이 바로 백성이란 의미다. 백성의 다툼을 말리고 선악을 구별해서 상과 벌을 줄 사람으로 그들 가운데 자질이 뛰어난 사람을 골랐으며, 그 대가로 그들의 수확량 강운데서 일부를 떼어 주었기 때문이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바로 민주주의이듯이 4~5년마다 우리가 선출한 선출직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그리고 대통령까지도 스스로 그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라 국민에 의해 선출되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란 돈과 권력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일반서민의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 짓밟혀도 되살아나는 풀뿌리의 강인한 생명력처럼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분들의 피를 뿌리고 지금의 민주주의를 쟁취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직업정치인이나 그들과 결탁한 부유층만을 위한 가짜 민주주의가 아니라 기층민중과 힘없고 돈없는 일반대중이 직접 참여하고 그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제도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제도라는 것은 사람이 만든 것으로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그런데 그 제도의 운영은 사람이 한다. 따라서 올바른 사람을 선택해야만 모처럼 확보한 제도상의 민주주의를 진정 모든 국민에게 이익을 가져오는 실질적인 민주주의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4~5년 동안 우리의 주인으로 군림하다가 단지 선거철 보름 남짓 동안만 우리의 머슴인양 머리 숙이는 자격없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대통령으로 뽑은 대가가 너무도 가혹하기만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는가? 그래서 우리의 눈앞에서 수 백 명의 생명이 수장됨을 지켜봐야만 했고, 가족 사랑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세정제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고통에 빠져도 대책 없이 당해야만 하고, 역사를 부정하고 매국을 애국으로 둔갑하는 자들을 바라봐야만 하고, 지방제정을 위한 세금을 약탈하는 중앙정부의 만행을 지켜봐야 함을 부정할 수 없음이 너무도 안타깝다. 민주주의란 정치 권력자가 선심 쓰듯 주는 선물꾸러미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치열하게 싸워 획득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땅의 정치 권력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군자주야 서인자수야(君子舟也 庶人者水也)”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이것을 “임금은 배와 같고 백성은 물과 같다.”라고만 생각하여 백성위에 군림하는 임금으로 풀이함에 머물지 말고,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으니, 백성은 누군가를 임금으로 모실 수도 있지만 그를 폐할 수도 있다.”라는 의미도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글쓴이. 수산스님(6.15경기본부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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